제주 원도심 지역의 산지천갤러리가 기획전 "카메라, 멩두"를 개최했다.
고 김수남 사진가의 20주기를 맞아 열린 이번 전시는 신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제주 심방(무당)의 신물을 뜻하는 '멩두'를 카메라에 비유했다. 카메라로 굿과 전통문화의 세계를 세상과 연결하는 사진가의 신물이 카메라였다는 해석이다.
전시 기간은 7월 10일까지. 제주시 중앙로3길 36 산지천갤러리 2층, 3층, 4층을 사용한다.

산지천갤러리는 1981년 제주 동김녕리에서 열린 서순실 심방의 신굿 사진을 중심에 놓고 기획을 마련했다.
멩두는 제주 심방의 핵심 무구. '삼멩두'라고도 불리는데 신칼, 산판, 요령으로 이뤄진다. 심방은 멩두로 신의 뜻을 살피고, 사람의 길흉화복을 묻는다. 신칼은 손에 들리고, 요령은 흔들려 소리를 내며, 산판은 던져져 놓인 모양으로 뜻을 읽는다.
카메라, 멩두라는 제목은 이 멩두와 카메라를 동격으로 둔다. 심방이 멩두를 들고 신과 사람 사이에 선다면, 김수남은 카메라를 들고 굿판과 바깥세상 사이에 섰다. 작가의 사진에서는 사람이 카메라 앞으로 끌려오지 않는다. 카메라가 사람들 곁으로 들어간다.
전시가 B컷을 중심에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B컷은 실패한 사진이 아니다. 대표작이 한 장의 힘으로 남는다면, B컷은 그 장면 앞뒤의 시간을 붙든다. 누군가 몸을 숙이고, 누군가 제물을 옮기고, 누군가 방 밖에서 안을 본다. 굿판은 심방 혼자 만드는 무대가 아니다. 가족, 마을 사람, 악사, 구경꾼, 사진가가 같은 시간 안에 들어온다.
신굿은 심방이 되는 굿이다. 심방은 어느 날 갑자기 이름만 바뀌며 심방이 되지 않는다. 심방이 되어가는 기간 동안 온몸으로 절차를 지나고, 도구를 받고, 사람들 앞에 다시 서면서 한 명의 심방으로 변화해 가는 것이다. 사진 속 서순실 심방은 혼자 서 있지 않다. 그 주변에는 기다리는 사람과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 심방의 탄생은 한 사람의 사건이면서 공동체의 사건이다.
전시 공간 구성도 이 흐름을 따라간다. 4층은 “사람과 사람 사이 열흘”이다. 신굿 현장의 역동성과 B컷의 의미가 놓인다. 3층은 “신에게로 사람에게로, 당겨지는 마음에게로”다. 심방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 현장의 사람과 풍경을 다룬다. 2층은 “남겨진 것들로부터”다. 액자, C컷, D컷, 김수남 작가의 고민이 담긴 아카이브 자료가 놓인다.
사진가가 찍은 것은 무속의 낯선 외양만이 아니다. 제물상 위의 그릇, 마당에 걸린 천, 방 안에 앉은 사람의 무릎, 춤추는 심방을 바라보는 얼굴이 함께 남았다. 카메라가 한 사람의 몸짓에만 붙어 있었다면 이런 장면은 남지 않았을 것이다. 김수남은 굿판의 중심과 가장자리를 함께 보았다.
제주 원도심 지역의 산지천갤러리가 기획전 "카메라, 멩두"를 개최했다.
고 김수남 사진가의 20주기를 맞아 열린 이번 전시는 신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제주 심방(무당)의 신물을 뜻하는 '멩두'를 카메라에 비유했다. 카메라로 굿과 전통문화의 세계를 세상과 연결하는 사진가의 신물이 카메라였다는 해석이다.
전시 기간은 7월 10일까지. 제주시 중앙로3길 36 산지천갤러리 2층, 3층, 4층을 사용한다.
산지천갤러리는 1981년 제주 동김녕리에서 열린 서순실 심방의 신굿 사진을 중심에 놓고 기획을 마련했다.
멩두는 제주 심방의 핵심 무구. '삼멩두'라고도 불리는데 신칼, 산판, 요령으로 이뤄진다. 심방은 멩두로 신의 뜻을 살피고, 사람의 길흉화복을 묻는다. 신칼은 손에 들리고, 요령은 흔들려 소리를 내며, 산판은 던져져 놓인 모양으로 뜻을 읽는다.
카메라, 멩두라는 제목은 이 멩두와 카메라를 동격으로 둔다. 심방이 멩두를 들고 신과 사람 사이에 선다면, 김수남은 카메라를 들고 굿판과 바깥세상 사이에 섰다. 작가의 사진에서는 사람이 카메라 앞으로 끌려오지 않는다. 카메라가 사람들 곁으로 들어간다.
전시가 B컷을 중심에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B컷은 실패한 사진이 아니다. 대표작이 한 장의 힘으로 남는다면, B컷은 그 장면 앞뒤의 시간을 붙든다. 누군가 몸을 숙이고, 누군가 제물을 옮기고, 누군가 방 밖에서 안을 본다. 굿판은 심방 혼자 만드는 무대가 아니다. 가족, 마을 사람, 악사, 구경꾼, 사진가가 같은 시간 안에 들어온다.
신굿은 심방이 되는 굿이다. 심방은 어느 날 갑자기 이름만 바뀌며 심방이 되지 않는다. 심방이 되어가는 기간 동안 온몸으로 절차를 지나고, 도구를 받고, 사람들 앞에 다시 서면서 한 명의 심방으로 변화해 가는 것이다. 사진 속 서순실 심방은 혼자 서 있지 않다. 그 주변에는 기다리는 사람과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 심방의 탄생은 한 사람의 사건이면서 공동체의 사건이다.
전시 공간 구성도 이 흐름을 따라간다. 4층은 “사람과 사람 사이 열흘”이다. 신굿 현장의 역동성과 B컷의 의미가 놓인다. 3층은 “신에게로 사람에게로, 당겨지는 마음에게로”다. 심방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 현장의 사람과 풍경을 다룬다. 2층은 “남겨진 것들로부터”다. 액자, C컷, D컷, 김수남 작가의 고민이 담긴 아카이브 자료가 놓인다.
사진가가 찍은 것은 무속의 낯선 외양만이 아니다. 제물상 위의 그릇, 마당에 걸린 천, 방 안에 앉은 사람의 무릎, 춤추는 심방을 바라보는 얼굴이 함께 남았다. 카메라가 한 사람의 몸짓에만 붙어 있었다면 이런 장면은 남지 않았을 것이다. 김수남은 굿판의 중심과 가장자리를 함께 보았다.